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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종 멘토를 만났습니다. 현재 제주 지역에서 멘토링을 진행 중인 진희종 멘토는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로 다양한 학생들과 밀접하게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선생(先生)’ 입니다. 한국장학재단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의 멘토로 활동하기 전부터 이미 오랫동안 많은 청년들의 ‘멘토’로 삶을 이어온 것이죠. 지인의 권유와 소개로 한국장학재단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소통하고 삶을 나눈다면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며 활동의 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더 많은 청년들과, 더 깊은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었다는 것이었죠.

“올해 처음으로 한국장학재단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활동을 결심하기 전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이것보다 더 의미있는 일도 없겠구나 싶어서 곧바로 마음을 굳혔어요. 지금의 대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삽니다. 크든 작든,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얻고,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젊은 아주 촘촘하고 치열하게 사고 있어요. 헌데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도덕적 리더십 형성을 위한 핵심역량 다지기’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생각의 힘’, ‘설득의 힘’, ‘문제해결의 힘’을 기르는 것에 주안을 두기로 한 거죠.”

그렇다면 사유란 과연 어떻게 소유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진희종 멘토는 ‘질문’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좋은 질문이 좋은 씨앗으로 남겨져, 우리 안에 좋은 사유가 자라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진희종 멘토는 책을 읽고 서로 질문을 건네는 토론 방식의 수업을 지향합니다.

“바람직한 철학을 갖추는 방법 중 하나는 ‘서사적 관점’으로 삶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자기중심적으로 삶을 바라보면 결코 타인을 볼 수 없어요. 나라는 사람이 사회 안에 살고 있고, 사회로부터 일정한 빚을 지고 있고, 때문에 사회에 나름대로 기여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는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심어주기 위해 저는 학생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그 책을 읽은 후 함께 토의를 합니다. 상호 질문과 보충 질문을 통해 우리가 한 번 쯤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들을 질문 형태로 건네는 거죠.”

그동안 진희종 멘토가 학생들과 함께 읽은 책은 <플라톤의 대화>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 윤리학> 입니다. 진희종 멘토는 “두 책 모두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접하기에 다소 어려운 지점이 있다”며 “책이 어렵게 다가오면 포기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때문에 함께 읽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를 읽고 난 후 다양한 논제 거리를 건네줍니다.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무조건 친절해야 하는가’ 혹은 ‘서사적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죠. 특히 <니코마스 윤리학>은 제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도서입니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답을 내려주기 때문입니다. 라파엘로 그림 중 <아테네 학당>을 잘 살펴보면 중심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어요. 그 때 아리스토텔레스가 들고 있는 책이 바로 <니코마스 윤리학>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죠.”

제주의 학생들과 사유를 공부하는 시간. 진희종 멘토는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나름의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환경’ 에 대한 강조였습니다.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는 제주의 멘티들이, 자신을 둘러싼 이 환경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죠.

“제주가 갖는 특수한 조건은 분명 존재합니다. 환경적 특수성이죠.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는 곳이지만 현재 너무 많은 개발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요. 21세기 리더는 환경가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과 동백동산에 갔어요. 제주의 동백동산은 람사르 협회가 지정한 람사르 습지입니다. 직접 이곳을 찾은 후 좋은 공기도 마시고 나무도 보고, 환경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를 가졌습니다. 오름 한 군데를 찾아 함께 청소도 했어요. 현재 제주는 난개발이 아주 심한데 학생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꼭 깨닫고 마음에 새기기를 바랐습니다.”

학생들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스스로도 배우는 게 많다는 진희종 멘토. 그는 멘토링을 하면서 청년 세대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깨지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스스로에게 가장 유익한 경험이라고 했죠. “학생들은 생각보다 매우 진지하고,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책을 안 읽는다는 점이었어요.(웃음) 책을 깊이, 그리고 많이 읽기 바랍니다. 물론 생활이 너무 바쁘다는 것 알아요. 과제와 알바 때문에 여기저기 치이며 지내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청춘의 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 때에 해야 할 것들을 하세요. 차곡차곡, 자신을 쌓는 시간으로 만드세요. 그 모든 것들이 쌓였을 때 꽤 멋진 성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